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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성과급 갈등 (호황 배경, 노조 분열, 상생 전망)

김프로100 2026. 9. 10. 15:37

목차


    실적이 좋을 때 보상을 요구하는 게 과연 당연한 일일까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HBM 호황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지금 두 회사 안에서는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조용히 끓어오르고 있습니다. 저도 이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당연히 받아야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니, 단순히 많이 달라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호황이 불씨를 당겼다 — 성과급 갈등의 배경

    반도체 업황이 살아난 건 사실입니다. AI 서버 수요 폭발과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실적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여기서 HBM이란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하는 메모리로, AI 연산에 필수적인 부품입니다. 쉽게 말해 AI 열풍의 숨은 수혜자가 바로 HBM 제조사들입니다.

    그런데 실적이 좋아지자 곧바로 터진 게 성과 배분 문제였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와 스마트폰·가전을 맡는 디바이스경험(DX) 사업부의 보상 규모가 달라지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회사는 DS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고, DX에는 600만 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SK하이닉스에서는 초과이익분배금(PS)이 핵심이었습니다. PS란 회사가 목표 이익을 초과 달성했을 때 그 초과분을 직원과 나누는 성과급 제도입니다. 문제는 이 PS의 60%를 현금이 아닌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한 부분이었습니다. 노사 잠정합의안은 전임직(생산직) 노조 투표에서 반대 7,535표, 찬성 7,510표로 고작 25표 차이로 부결됐습니다. 솔직히 이 숫자를 보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25표라는 숫자가 얼마나 팽팽한 내부 갈등을 보여주는지, 숫자 하나가 이렇게 많은 걸 말해줄 수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 삼성전자: DS 사업 성과 10.5% 재원으로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DX는 자사주 600만 원 지급
    • SK하이닉스: 임금 6.3% 인상 + PS 현금 40% · 자사주 60% 지급안 → 전임직 노조에서 25표 차로 부결
    • 기술사무직 노조는 동일 합의안을 66.2% 찬성으로 가결 → 직군 간 온도 차 확인
    요약: AI·HBM 호황이 실적을 끌어올렸고, 그 성과를 어떻게 나눌지를 두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양사 모두 내부 갈등이 표면화됐습니다.

     

    노조가 쪼개지는 이유 — 사업부별 이해충돌의 구조

    삼성전자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제게는 조금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노조끼리 싸우는 게 아니라, 노조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오는 16일부터 22일까지 모바일 총회를 열고, 조합원 가입 자격을 DS부문 근로자로만 제한하는 규약 개정안을 표결합니다. 통과되면 현재 500~1,000명가량으로 추산되는 DX 조합원은 사실상 탈퇴 처리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DX 직원 중심의 동행노조는 "과거 DX부문 이익이 반도체 등 다른 사업에 재투자된 만큼, 현재 실적만으로 보상을 나누는 건 불공정하다"라고 주장합니다. 전사 공통 성과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DS 직원이 주축인 초기업노조는 "우리가 벌어온 성과를 다른 사업부와 나눌 이유가 없다"는 시각입니다.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이란 노사가 임금 수준과 근로 조건 전반을 협상하는 연간 교섭을 말하는데, 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 교섭대표 자리를 둘러싼 경쟁까지 얽히면서 갈등이 더 복잡해졌습니다.

    제가 직접 이 구조를 들여다봤을 때, 어느 쪽이 완전히 틀렸다고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DS 직원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쌓은 성과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당연하고, DX 입장에서는 회사 전체 성장에 기여해 온 시절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당연합니다. 개개인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정답은 없고, 누군가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현실이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동행노조는 현재 DX부문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 전사 공통 성과재원 마련, 기본급 인상률 전사 동일 적용 등을 요구하며 오는 18일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서 장기 집회에 나설 예정입니다(출처: 매일경제). 갈등이 사내를 넘어 거리로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단순한 연례 협상 수준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요약: 사업부별 실적 격차가 노조 분열로 이어졌고, DS와 DX의 이해충돌은 조합원 자격 제한·교섭권 분쟁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호황기의 요구, 불황기엔 어떻게 될까 — 상생의 전망

    솔직히 저도 해당 회사 직원이라면 "일단 받고 보자"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게 인지상정이니까요. 그런데 외부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한 가지 질문이 자꾸 걸렸습니다. 반도체는 수요와 공급, 기술 사이클이 맞물린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입니다. 호황과 불황이 교차하는 건 역사적으로도 반복돼 온 패턴인데, 이번 요구가 불황기에도 동일하게 유지될 수 있을지가 궁금했습니다.

    더 넓게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례가 다른 산업의 노조 교섭에 기준점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교섭력이 강한 대기업 노조의 성과급 수준이 업계 전반의 협상 눈높이를 높이는 현상을 '임금 기준 효과'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실적이 다른 회사에서도 유사한 요구가 생겨난다면, 노동 유연성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이는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물론 반대 시각도 있습니다. 제대로 된 성과 배분이 구성원의 동기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기업 생산성을 끌어올린다는 논리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결국 쟁점은 '얼마나'가 아니라 '어떤 구조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2일 구성원 행사에서 "성과급 제도의 세부 내용을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겠다"라고 밝힌 것도 이 맥락에서 의미 있게 읽힙니다(출처: SK하이닉스). 보상의 총액보다 현금과 자사주의 비율, 직군별 배분 기준 같은 구조적 논의가 핵심이 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제 경험상, 회사와 구성원이 충돌할 때 결국 오래가는 해결책은 한쪽이 이기는 구조가 아니라 양쪽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드는 데서 나왔습니다. 지금 두 회사 모두 그 기준을 찾는 과정에 있는 것이고, 그 과정이 얼마나 성숙하게 진행되느냐가 내년 교섭의 분위기까지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요약: 호황기 성과급 요구는 자연스럽지만, 불황기 대비·노동 유연성 유지·미래 투자 재원 확보를 동시에 고려하는 구조적 논의가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삼성전자 DS와 DX 성과급이 왜 다른 건가요?

    A. 두 사업부의 실적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AI·HBM 호황으로 반도체(DS)는 큰 성과를 냈지만, 스마트폰·가전(DX)은 상대적으로 부진했습니다. 회사가 사업부별 성과에 보상을 연동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지급 규모에 차이가 생겼고, 이게 노조 간·노조 내부 갈등의 불씨가 됐습니다.

     

    Q. SK하이닉스 임단협 부결이 25표 차라는 게 무슨 의미인가요?

    A. 전임직 노조 조합원 약 1만 5,000명 중 고작 25명의 차이로 합의안이 뒤집혔다는 뜻입니다. 이는 구성원 내부에서도 자사주 지급 방식에 대한 의견이 거의 반반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만큼 재협상 과정에서 어느 쪽도 쉽게 양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Q. HBM이 왜 반도체 성과급 논쟁과 연결되나요?

    A.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 급증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실적이 좋아지면 구성원의 보상 기대감도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 즉 HBM 호황이 없었다면 이번 갈등도 이 정도 규모로 터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성과급을 자사주로 받으면 현금보다 불리한가요?

    A. 주가가 오르면 현금보다 유리할 수 있지만, 주가 변동 리스크를 직원이 떠안는 구조라는 점에서 당장 생활비가 필요한 생산직 직원들에게는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기술사무직과 생산직의 투표 결과가 갈린 것도 이 현실적인 온도 차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론

    이번 사태를 보면서 제가 가장 오래 머문 생각은 이것입니다. 회사는 본질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고, 구성원은 그 이익에 기여한 만큼 보상을 원합니다. 이 두 가지 모두 틀리지 않습니다. 문제는 '얼마'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가'를 합의하는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입니다.

    반도체 업황은 언제든 다시 꺾일 수 있습니다. 호황기에 구조를 잘 만들어두면 불황기에도 갈등이 줄어들고, 그 여력이 미래 먹거리 투자와 주주환원으로 이어집니다. 무조건적인 요구보다 회사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찾는 것이 장기적으로 구성원 본인에게도 유리하다는 점, 이번 협상이 그 방향을 제대로 잡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article/031/0001057054?iid=1236